IPTV는 ‘바보상자’로 불리던 TV를 ‘요술상자’로 바꿔놓을 수 있다. 방송사가 정해진 시간에 일방적으로 띄우는 프로그램을 보는 게 아니라 내 맘대로 원하는 시간에 콘텐트를 고를 수 있다.
양방향 정보 교류가 가능한 인터넷망으로 TV가 연결된 덕분이다. 그 역할도 오락 중심 미디어 기능을 넘어 생활혁신의 매개체로 확대됐다.
◆똑똑해지는 TV=IPTV는 지상파 3사의 실시간 방송은 물론 다양한 통신·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TV 드라마를 보다가 주인공의 옷에 관한 정보를 인터넷으로 검색한 뒤 쇼핑몰에 들어가 같은 상품을 살 수 있다.
구입 전에 다른 사람과 채팅이나 e-메일로 물건을 써본 경험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KT ‘메가TV라이브’의 경우 KBS·MBC·SBS 지상파 3사의 실시간 프로그램에다 33개 주요 국내외 채널을 서비스한다. 영화·드라마·교육 등 주문형 비디오(VOD)도 8만5000편에 달한다.
특히 시청자가 드라마의 줄거리와 배경음악은 물론 결말도 선택할 수 있다. 드라마 ‘미스터리 형사’는 시청자의 투표에 의해 결말 부분과 배경음악 등을 결정한다.
KT의 윤경림 미디어본부장은 “양방향 서비스는 단순히 드라마를 골라보는 수준을 넘어 원격 의료나 온라인 교육 등 복지·교육 부문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올해 IPTV 3사의 투자도 확대된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와 LG데이콤은 각각 4500억원과 3000억원을 IPTV 관련 콘텐트와 시설 투자에 쏟아부을 예정이다. KT는 지난해 1700억원에 이어 올해 3600억원을 투자한다.
◆치열한 요금 경쟁=선발 주자인 KT와 후발 업체인 SK브로드밴드·LG데이콤 간의 요금 경쟁이 벌써부터 뜨겁다. KT가 월 이용료 1만6000원인 기본요금제를 내놓자 SK와 LG는 각각 1만4500원과 1만4000원으로 맞불을 놨다.
후발 업체들은 초고속인터넷 등과 묶은 결합상품을 내놓고, 이를 이용하는 고객에겐 1만원 이하의 가격파괴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LG데이콤의 박형일 상무는 “‘myLGtv’는 기본요금이 월 1만4000원이지만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전화를 결합한 TSP(트리플플레이서비스)에 가입하면 8800원(3년 약정)에도 이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SK브로드밴드의 ‘브로드앤라이브’도 기존 초고속인터넷과 유·무선 전화 가입자가 IPTV를 추가로 선택하면 월 1만원(3년 약정)으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이에 KT도 3년 약정으로 TPS를 이용하면 IPTV 월 이용료를 9210원까지 깎아주고 있다.
중앙일보 최익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