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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디어, 세계추세 맞게 규제 고쳐야”(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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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kodima   조회수 : 19,995회   작성일 : 09-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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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길비 디즈니TV 아태담당 사장


 


“(한국에서) 미디어 관련 규제를 어떻게 세계적 추세에 맞게 고치느냐가 관건이다.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신문과 방송의 겸영이나 대기업의 지상파 진출 금지 등에 대한 규제를 고치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시청자와 미디어 산업 발전을 위해 규제의 틀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인상적이었다.”


로버트 길비 디즈니-ABC 국제텔레비전 아시아태평양 담당 사장(사진)이 17일 “초고속인터넷과 모바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미디어 시장에서 세계를 선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를 부채질할 수 있는 제도의 정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셈홀에서 열린 ‘국제방송통신콘퍼런스’의 ‘방송통신콘텐츠 활성화 정책 방향’ 세션에서 토론자로 참가했다. 이 콘퍼런스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최했다.


길비 사장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월트 디즈니가 제작한 TV 프로그램과 영화 등 콘텐츠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인터넷TV(IPTV),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앞선 플랫폼을 갖고 있는 한국의 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어 다양한 사업 모델을 만들고 싶다”며 “한국 미디어 시장은 월트 디즈니에 매우 중요한 곳”이라고 말했다.


디즈니는 2월 SK텔레콤과 세계 최초로 휴대전화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05년엔 위성DMB 사업자인 ‘tu미디어’에 모바일 TV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고 KT CJ미디어 온미디어 스카이라이프 EBS 등과 프로그램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길비 사장은 “한국 드라마는 아시아를 석권할 정도로 인기가 있고 뛰어난 인재가 많다”며 “‘대장금’이나 ‘커피프린스 1호점’을 비롯해 현재 방영 중인 ‘시티홀’ ‘선덕여왕’ 등 여러 드라마가 호평을 받고 있는데 이 경쟁력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콘텐츠의 품질에 따라 세계 미디어 기업의 승패가 좌우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은 이미 다양하고 뛰어난 플랫폼을 갖고 있는 만큼 지역 정서에 맞는 콘텐츠 개발에 더욱 힘써야 한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보다 제대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최초가 아니라 최고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길비 사장은 지역 정서를 반영한 프로그램으로 중국의 애니메이션 ‘트레일 오브 판다’를 들었다. 이 애니메이션의 줄거리는 어린이가 길 잃은 판다를 어미에게 돌려보내는 것이다. 미국의 인기 TV 시리즈 ‘위기의 주부들’은 남미에서 4개의 다른 버전으로 방영되기도 했다.

그는 디즈니 콘텐츠의 장점에 대해 “낙관주의에 토대를 둔다. 가족을 중시하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어려움을 극복하며 꿈을 좇는데 결국 이 모든 것이 현실이 된다는 긍정의 힘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