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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 공부방’교육 사각지대 찾아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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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11시 서울 봉천동 ‘희망 신나는집 문화학교’. 정부 지원으로 운영하는 이 동네 공부방에서 초등학생 10여 명이 옹기종기 앉아 영어 수업을 받고 있었다. 선생님은 서울대에서 경영학과 작곡을 전공하는 학부생 성연주(23)씨. 그런데 교재가 특이하다. 책이 아니라 102cm(40인치) 대형 액정화면(LCD) TV인 것. 이 여대생은 TV 속 인물들이 영어로 대화하는 장면을 비디오 테이프 다루듯 되감았다 틀었다 반복하며 학생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어린이들은 영어 대화를 유심히 듣고 따라 하거나, 재미있는 장면이 나오면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국내 최초 ‘IPTV 공부방’의 첫날 수업 풍경이다.
인터넷TV(IPTV)의 교육 콘텐트를 활용한 이 공부방은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가 방송통신위원회와 IPTV 서비스 3사(KT·SK브로드밴드·LG데이콤)의 지원을 받아 문을 열었다. IPTV는 원할 때 원하는 콘텐트를 골라 볼 수 있는 장점이 크다. 되감기, 다시 틀기, 반복하기 같은 조작도 자유롭다. 서비스 3사가 다양한 교육 콘텐트를 확보해 놓은 터라 유명 사설학원의 강의는 물론이고 원어민 영어 프로그램, 수준별 문제 풀이 등 선택 폭이 넓다.
봉천동 ‘문화학교’에서 진행된 1호 공부방 현판식에서 김인규 협회장은 “경제적 약자를 위한 IPTV 사교육 혁명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비싼 학원비를 마련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집이라도 IPTV를 활용해 자녀에게 괜찮은 사교육을 시킬 수 있다. 수준 높은 디지털 교육 복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으리란 기대도 있다. 김 회장은 “우리 사회엔 사교육 혜택의 사각 계층이 23%에 달한다. IPTV 공부방으로 이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 사교육 불평등으로 인한 가난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게 돕겠다”고 말했다. 협회와 방통위는 이런 공부방을 연내 100곳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IPTV 공부방 수업은 각지의 초·중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한다. 매주 3회 영어·수학 수업을 한다. 성씨 같은 ‘공부방 멘토’는 해당 지역의 대학생들을 뽑기로 했다. 1호 공부방 멘토는 서울대생 2명, 숭실대생 1명 등 3명이다. 이들은 월 50만원의 강사료를 받고 IPTV 수업을 이끈다. 협회의 이석윤 과장은 “우선 전국 3000여 군데 아동센터를 중심으로 공부방을 개설하겠다. 농·어촌 지역의 정보화마을이나 방과 후 학교에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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