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자료

HOME 자료실 일반자료

국내 기고문「전달체계로서 방송에 대한 발상 전환」

페이지 정보

작성자 : KIBA   조회수 : 15회   작성일 : 26-09-21

본문

 71f6b2300ab7b069509dd090f96ff9ba_1789976047_2932.png


방송은 일반인이 보는 것과는 달리 다양한 요소가 결합되어 있다. 그냥 전원을 켜면 텔레비전은 나오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신호를 생산하고 전달하여, 텔레비전에 나오게 하는 기술적인 면에서, 그 안에 전달할 콘텐츠를 제작하고, 편성하는 내용적인 면에서 많은 요소들이 결합해 있다. 방송의 역사는 이런 여러 요소가 서로 주도권을 다투는 역사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지금을 콘텐츠가 왕인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하지만, 이는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 말이 사실인지 잘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 시대적·산업적 배경을 잘 살펴보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방송의 기본적 특성과 콘텐츠와 전달이라는 방송의 양면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

 

 

라디오를 포함한 방송은 전달을 중심으로 시작했다. 저명한 영국 미디어학자인 윌리엄스는 근대 국가에서 중심에서 주변으로 주요 사회 의미들을 전파하는 수단으로 방송은 발전하였다고 했다. 이런 중앙 중심의 전달체계가 만들어지고 난 뒤에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이런 발전 양상은 우리 역사에서나 미국의 상업 방송에서도 비슷하게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거의 모든 나라에서 초기 방송사는 신문이나 연극 등 이전 매체에서 그대로 수입한 것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가 지금 쓰는 방송'이라는 말은 일본 제국주의 침략 시절 라디오 방송을 시작하면서, 일본이 ‘broadcasting'이라는 영어 단어를 그대로 가지고 와서 놓을 ()’, 보낼 ()’ 자를 써서 사용한 것을 그대로 쓰고 있다. 중국에서는 넓을 '에 퍼뜨릴 '를 써서 광파(广)라고 한다. 이 또한 멀리 퍼뜨린다는 broadcasting에 의미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 미디어학자 피터스는 이런 방송에 의미에는 농업적 배경이 깔려 있어, 마치 농부가 밭에 씨를 뿌리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역으로 이야기하면 방송은 뿌리는전달에 중심을 두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8-90년대까지는 지상파 과점의 시대였고 지상파 방송의 힘은 전달 과점에서 나왔다. 제한된 방송 시간과 채널을 가지고 방송사가 전달을 과점하면서 콘텐츠는 전달에 종속되었다. 이런 시대에는 콘텐츠가 아무리 재미가 없어도 적어도 정도의 시청률은 보장받을 수 있었다. 또 자본주의 경제가 성장하면서 광고주가 많아졌으나 광고를 노출할 방송 매체는 적어 방송사는 호황을 누리게 되었다.

 

 

그것이 바뀌게 된 것은 다채널 시대, 즉 전달 환경의 변화에서 비롯된다. 케이블 등 유료방송의 등장으로 채널과 전달 수단이 많아졌다. 광고를 과점하던 지상파에 더해, 다양한 채널이 등장하면서 전달 과점은 깨지고, 시청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찾아서 다른 채널로 넘어갈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처음부터 이들 유료방송 채널(이하 Program provider, PP)이 새로운 콘텐츠를 많이 제작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다양한 시청자 취향을 만족시킬 가능성이 있었다. 게다가 기제작 콘텐츠가 재판매시장을 통해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이면서 제작하는 쪽이나 시청자 모두에게 콘텐츠의 중요성은 높아졌다. 90년대 이래로 케이블TV, IPTV, OTT, FAST 등이 등장하면서 콘텐츠는 자유로운 이동과 무한 시간 노출로 힘을 얻는 반면, 전달로서의 방송은 과점 지위 손실로 그 힘을 잃어간 것이다.

 

 

우리가 방송에서 콘텐츠와 전달을 분리해서 이해해야 하는 이유는 이 둘 간의 관계가 언제나 유동적이고 어떤 것도 절대적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자세히 봐야 할 문제는 무엇일까? 2025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보고서를 보면, 방송시청이 조금 증가하였지만, 동시에 숏폼을 포함한 OTT 플랫폼 사용은 증가하고 있다. 사용 플랫폼은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절대적이라서 각각 74.9%, 46.7%의 이용률을 보이면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정리하면 전달 플랫폼 관점에서 보면 콘텐츠가 다양하게 생산되지만, 이용자 편의와 PP들의 콘텐츠 재판매 전략으로 인해 다시 전달에서 이 두 플랫폼으로 과점되고 있는 상황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 예가 특정 플랫폼 공개 여부에 따라 제작비와 출연자 등이 정해진다는 것이다. , 콘텐츠가 중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전달 플랫폼이 과점으로 다시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리고 이들 플랫폼이 국내 기업이 아니라 미국 기업이라는 것이 이전 지상파 과점 시대와 구분되는 문제점이다.

 

 

콘텐츠가 이들 기업의 이해에 따라 제작되고 전달되는 것은 장기적으로 우리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 예를 K-pop에서 찾을 수 있다. 잘 알다시피 K-pop의 주요한 전달 경로는 글로벌 시청자에 접근하기 위한 유튜브 플랫폼이다. 주 소구층이 바뀌면서 요즘 K-pop은 외국어 가사가 늘고, 아예 해외 데뷔를 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결국 전달이 글로벌화하면서 문화 콘텐츠가 변화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에 우리 문화가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것이 방송 전달의 중요성을 우리 사회가 인식하고 이를 지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이유이다. “콘텐츠가 왕인 것처럼 보이지만,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의 플랫폼을 중심으로 전달 과점화하는 상황에서 IPTV와 같은 전달의 중심에 있는 유료방송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발전을 막는 여러 규제에 대해 발상의 전환을 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닦은 전달망이 전달하는 문화 콘텐츠는 우리 것이 아닐 수가 있기 때문이다.

첨부파일